산창에 부는 바람 - 우리 절에 찾아온 노루 친구









경내를 포행 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생에 처음 보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의 친구를 만나 발이 멈추었다. 두려움 없이 바라보는 잔잔한 눈, “무서워하지 말아요 ” 하는 듯한 표정. 서로는 한참을 관심 있게 바라보다가 내가 먼저 미소를 보내면서 세속적인 인사로 악수를 청하였다.



“나는 스님이야! 너는 누구야? 나랑 친구하자.”



그런데 노루친구는 신기한 동물이 또 있구나 하는 듯한 얼굴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조바심이 난 나는 만져보고 , 쓰다듬고, 보듬어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나 한 걸음 나아가 손을 내밀었다.



순간 노루친구는 두렵다는 듯이 눈동자를 굴리더니 숲 속으로 슬그머니 숨어 버렸다. 안타깝고 허망하여 한참을. 서성이다가 부끄러운 나를 발견하였다. 통성명을 요구하지 말 것을 안아보고 싶다는 욕심을 내지 않았더라면 친구와의 만남이 좀더 길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작지만 빛나는 모습

      실크같이 매끄러워 보이는 털

      눈물을 머금은 듯한 아련한 눈

      선량하기 그지없는 눈동자

      숨소리에도 놀랄 것 같은 귀

      시원하게 쭉 뻗은 가냘픈 다리

      누구와도 비교되고 싶지 않은

      고귀한 멋과 품성을 지닌 친구



노천명의 시에 나오는 “사슴”보다도 그 친구는 더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얀 세상이 되어버렸다. 예전 같으면 설경에 취해 어린아이처럼 마냥 즐거워할텐데 올 겨울의 눈은 하나도 반갑지가 않다. 노루친구의 먹이를 흰눈이 다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밥그릇이 될만한 냄비며 바가지에 고구마와 강아지 먹이를 담아 인적이 드문 법당 뒤에 놓아두었더니 기다리는 마음을 알고 있는 듯이 먹이를 먹고 돌아갔다.



고귀함과 선량함의 멋으로 유혹하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주고 간 노루친구가 보고싶다.



선오스님 <아미산 정토사〉




















Gomuband - Hi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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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mu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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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꽃뜨락 2005.04.18 2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록 미흡한 홈이지만 제 홈페이지에 고무밴드님의 음악을 링크시켜도 될른지요? 고운음색과 우리꽃의 조화가 아름다을 것 같다는 좁은 생각에서 여쭙습니다.

  2. Gomuband 2005.04.19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찾아주셨군요...
    결코 미흡하지않은 님의 홈피에 저희 음악이 오른다면
    그 보다 더 큰 영광이 있겠습니까?
    계정이 넉넉하시다면 직접 올려서 쓰시구요.
    그렇지않으시면 링크하셔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꽃과 어울리는 음악을 많이 만들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3. 우리꽃뜨락 2005.04.19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무밴드님... 고맙습니다, 허락해 주셔서.
    덕분에 제 홈이 더 풍성하고 빛날 수 있겠네요. 작은 홈을 운영하면서 이런 영광은 또 첨이네요.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합니다.

    고무밴드님의 마음자락에 맑고 예쁜 봄맞이 꽃, 고귀한 노루귀, 겸양의 제비꽃... 이런 꽃들로 만발했으면 좋겠네요.
    아웃풋(output)이 있을테니까요~ ♬

  4. Gomuband 2005.04.19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친구가 하는 라이브카페에 갔었습니다.
    노래를 마친 친구가 저희 음악을 틀어놓았는데...
    손님 배웅하느라 밖에 나왔다가 외부 스피커로 Hiking을 들었지요.
    성대앞 거리를 은은하게 울리는 음악...
    기쁘더군요....
    마음이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기쁜 날 계속 되시기를...
    ^^